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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풀스와 경마클럽의 모든 수익금을 직접 관리, 사회 환원에 중점을 둔다. 그간 환원한 금액만 40억달러(4조4500억원)이라고 한다. 사회 환원을 통해, 합법적 사행산업의 이미지를 확실히 심어주고 있다. 한 예로 싱가포르 풀스는 편의점 형태의 소형 발매소인 장외발매소, '라이브 와이어'로 불리는 스포츠베팅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장외발매소는 304개에 이른다. 경마클럽 산하로 10개의 발매소도 따로 있다. 라이브 와이어'는 3곳이다. 편안하게 베팅을 할 수 있도록 대형스크린과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 곳에서는 스포츠와 경마베팅을 함께 할 수 있다. 싱가포르 뿐만 아니라 한국, 남아공 등의 외국 경마와 해외 축구 등도 직접 중계된다. 숨어서 불법 도박을 하지 말고, 편하게 즐기면서 베팅을 하라는 것이다. 또한 베팅 금액에 제한이 없다. 국내와 가장 다른 점이다. 국내의 경우 합법 사행산업의 매출총량에 대한 규제가 심하다. 경마와 경륜의 경우 경주 당 최대 베팅 금액 상한선이 10만원이다. 하지만 이 규제가 오히려 온라인 사설 도박을 부추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더 많은 환급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제한이 없는 '지하 도박장'으로 빠져들어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지나친 규제보다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싱가포르는 모든 수요자들을 '합법의 테두리' 속으로 불러모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마디로 수요에 맞는 공급을 제대로 한다는 논리다.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2014년 사설 도박 사이트에 대한 전면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 2월에는 인터넷공급사업자에게 불법 도박 사이트에 대한 차단을 명령하는 등 법적 제재 조치도 마련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MLS의 최종 목표는 세계 최고 리그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MLS만의 독특한 규정이 해외 리그와 경쟁하며 성장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 질문에 답하려면 지금 현재 미국 축구가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미국 축구의 어린 선수 육성 방법은 불과 5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졌다. 내가 선수로 뛸 때는 올림픽 디벨롭멘탈 프로그램(ODP)이라는 선수 육성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 합격해야 대표팀 선수로도 성장할 기회가 주어졌다. ODP에 입성하려면 학교 축구부에서 두각을 나타내 지역 대표로 선발돼야 했다. 그러나 이런 프로그램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미국도 유럽식 프로 구단 산하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MLS 모든 구단이 유소년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훗날 프로팀에 입단해 뛸 만한 선수를 육성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


그래서 MLS에 속한 모든 구단은 12세 이하부터 프로구단 바로 밑인 2군 팀까지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구단이 직접 선수를 육성하면, 일관된 축구 철학을 추구하며 이에 상응하는 유형의 축구를 하는 선수를 배출할 만한 시스템이 자리잡게 될 것이다. 아까 말한 것처럼 한국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대학축구를 완전히 배척하지는 않으면서도 재능이 있는 선수라면 17, 18세부터 프로 선수로 나설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단지 선수를 육성하는 데만 그칠 게 아니라 혹시라도 재능 있는 선수가 어린 나이에 해외 진출을 택하면 구단이 그를 놓아주는 대신 금전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MLS가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개편하며 설정한 목표는 두 가지다.


첫째는 경기력 향상을 통해 리그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둘째는 특정 선수가 어린 나이에 해외 진출을 택하며 MLS를 떠나더라도 구단이 그를 육성한 대가로 합당한 보상금을 받아 계속 유망한 선수를 육성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작년에 단 20세로 이적료 약 460만 유로(한화 약 57억 원)에 뉴욕 레드불스를 떠나 첼시로 이적한 맷 미아즈가는 이에 해당하는 좋은 예다. 사진: 작년 겨울 뉴욕 레드불스를 떠나 첼시로 이적한 수비수 맷 미아즈가. K리그도 구단별로 12세, 15세, 18세 이하 아카데미 시스템을 구축하며 유소년 선수 육성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비슷하게 아직은 한국에서도 대학축구는 대다수 선수가 프로 무대에 진출하기 전에 거쳐야 할 마지막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대다수 남미 국가와 다른 점은 두 나라 모두 대학에 진학하는 문화가 매우 보편화됐다는 사실이다. 유년기를 거쳐 대학생이 되는 건 한국과 미국에서 문화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예를 들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유소년 육성 기술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빼어나다. 그러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는 통하는 유소년 육성 방법이 미국이나 한국에 정착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자라며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이 문화적으로 남미와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몇 MLS 구단은 최근 수년간 사회에서 요구하는 대학 진학과 축구 선수로의 능력을 두루 갖춘 중심잡힌 선수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 같은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 MLS 구단은 아카데미를 통해 성장한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뛸 만한 자원으로 판단하면, 일단 그와 최대한 빨리 프로 계약을 체결하려 한다.


4년이 보장된다. 프로 전향을 한 선수는 당연히 대학에 진학할 수 없지만, 그와 계약한 구단은 제도적으로 매년 해당 선수의 연봉 중 일부를 적금 형식으로 모아준다. 이후 선수가 계약이 만료될 시기가 다가왔는데, 앞으로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의사가 없거나 프로 무대 적응에 실패했다면 구단이 모아놓은 자금으로 대학에 가서 학업에 전념하며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 있다. 구단 차원에서 교육을 중시하는 미국 사회의 풍토를 이해하면서도, 이를 거스르고 17세나 18세에 프로가 돼야 경쟁력 있는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를 위해 안전망을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해야만 어린 선수가 축구에 전념할 환경을 만들어주는 동시에 그가 운동을 그만둬도 미국 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이제 막 이런 제도가 도입된 MLS의 유소년 아카데미 시스템이 장기적으로 어떤 효과를 낳을지 나 또한 매우 기대된다.


그러나 선수 육성 외에 중요한 부분이 하나 더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대로 미국 축구는 현재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는데, 일관된 축구철학을 만들어 이에 맞게 선수를 육성하는 게 무작정 재능 있는 선수를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몇몇 MLS 구단의 문제는 프로 선수들이 몸담은 1군 팀과 훗날 그들을 대체해야 할 어린 선수들이 활약 중인 유소년 아카데미 팀이 전혀 다른 축구철학을 추구하며 훈련과 경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기를 원하는지를 명확하게 파악해야만 데이터 분석이라는 작업도 이에 맞게 기준을 제시해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한국이나 미국이 주어진 환경과 문화에 가장 어울리는 축구철학을 성립해야 선수 육성과 데이터 활용 등을 더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데 나 또한 동의한다.


우리만의 색채가 있는 축구철학을 성립하는 건 현재 한국축구가 직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미국은 미국만의 축구철학을 성립한 상태인가? 아직 아니라고 본다. 지금 미국에서 가장 기대받는 유망주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찬 퓰리시치다. 물론 그는 미국에서 자라며 이곳의 유소년 축구를 통해 성장했다. 그러나 그는 매우 어린 나이에 독일로 떠났다. 분명히 그는 미국보다는 독일의 선수 육성을 경험하며 성장한 선수다. 미국 축구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은 퓰리시치처럼 재능 있는 선수가 굳이 어린 나이에 해외로 가지 않고, 이곳에서 성장하고도 수준급 프로 선수로 성장하게 해줄 수 있는 선수 육성 시스템이다. 그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미국과 퓰리시치의 예와 비슷하게 한국은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을 통해 성장한 이승우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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